▲ 한라산!

2012. 6. 5. 22:30mountain

산행일시 : 2012년 06월 03일

산행코스 : 영실휴게소 - 병풍바위 전망대 - 노루샘 - 윗세오름 - 만세동산 - 사제비동산 - 어리목휴게소

 

 

 

 

 

 

한라산은 아침 햇살과 함께 찬란하게 빛나고...

 

 

 

6월2일

오늘은 빛바랜 필름 사진 속 기억도 가물가물한

20여 년 전 신혼여행 속 남쪽바다

아름다운 섬 제주도를 찾아 길 떠납니다.

오전 11시 제주 향교에서 사촌여동생 결혼식을 마친 후

오후엔 아버지를 모시고 작은집 가족들과 함께

제주 관광투어에 나서는데...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께선

몇번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끝내 오시지 못하여 가슴이 메어지는데,

저만치 앞서 가시는 아버지의 야윈 뒷모습에 자꾸만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젊은 시절 어머니 속께나 썩이셨던 그래서 원망도 했던 아버지!

삼형제 두시고 유별나게 교육열이 높아 자식 잘 되기만을 그렇게 소망하시며

저희를 뒷바라지 하셨던 사랑하는 아버지!

유별나게 파 뿌리처럼 하얗게 변해버린 아버지의 가려린 머리카락이

또 다시 저의 가슴을 후벼파고 듭니다.

저녁엔 숙소에서 온 가족이 정겹고 행복한 시간으로

제주에서의 밤은 그렇게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숙소를 빠져 나와 제주 막걸리 한 잔으로

이 못난 불효자식의 지난 시절 아버지에 대한 불충을 애써 지워봅니다.

곤하게 잠자리에 드신 아버지옆에 누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하는 아버지을 안아 봅니다.

너무나 왜소하게 변하신 숨소리조차 힘에 겨워하시는

아버지 옆에서 또 하염없이 흐느껴 웁니다.

그렇게 불효자식의 회한은 온밤을 유영하다,

새벽 4시 반 한라산 등정을 위해

작은 아버지와 함께 택시를 잡아 타고

새벽을 가리며 영실로 향합니다.

 

 

 

 

 

 

도깨비 도로를 지나 영실 휴게소에 도착하니 아침 5시 25분!

산행채비를 한 후 정확히 5시 반 영실 들머리를 통과합니다.

들머리임에도 불구하고 1000m가 넘는 높이에다 이른 아침이라

반바지 반팔차림인 저로선 한기를 느끼기에 충분한 기온입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간!

영실 들머리를 오른 지 10여 분 드디어 한라산의 비경과 대면하는 벅찬 순간을 맞이합니다.

병풍바위를 기점으로 동으로 쭉 펼쳐지는 오백나한의 멋진 영실기암들이 가운데 협곡을 사이로 그 속살을 드러냅니다.

 

 

 

 

 

 

 

 

병풍바위!

 

 

 

 

 

 

 

 

어느덧 키작은 조리대(산죽)군락이 등로 양편으로 펼쳐지는데...

뒤돌아 보는 제주의 크고 작은 오름들이 해무사이로 춤추듯 다가와 반깁니다.

 

 

 

 

 

 

 

 

1500m 지날 즈음 손가락이 시렵게 느껴질 정도 기온인데...

 

 

 

 

 

 

 

 

 

 

 

 

 

 

 

 

어느덧 병풍바위 사면으로 접근해 갈 즈음...

 

 

 

 

 

 

 

 

뒤돌아 보는 크고작은 오름사이로 햇살은 아래서 위로 그 영역을 점점 더 넓혀 옵니다.

 

 

 

 

 

 

 

 

병풍바위 암릉과 오백나한의 멋진 바위군의 군무에 그저 황홀할 따름입니다.

 

 

 

 

 

 

 

 

 

 

 

 

 

 

 

 

어제 날씨에 비하면 이 정도 조망도 그저 황송할 따름인데...

아쉬움이 많이 드는 괜한 욕심을 부려봅니다.

 

 

 

 

 

 

 

 

표시된 영실 들머리에서 오른쪽 숲지대를 지나 1500고지를 통과 후 병풍바위 뒷 사면을 통과중!

고도는 1600m정도

 

 

 

 

 

 

 

 

날씨가 좋으면 영실 넘어 서귀포가 한 눈에 들어 오는 꽤어난 조망터가 아닌가 합니다.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식물군들도 변화가 있어 보이고...

 

 

 

 

 

 

 

 

어느덧 오백나한 바위 사이로 햇살이 빛나는 멋진 광경을 묵도합니다.

 

 

 

 

 

 

 

 

 

 

 

 

 

 

 

 

산죽지대를 지나면 고사목이 장관인 너덜지대가 나옵니다.

 

 

 

 

 

 

 

 

 

 

 

 

 

 

 

 

아마도 병풍바위 정 중앙 뒤쪽 사면인 듯 합니다.

별나라 어느 계곡속으로 빨려 들어간 몽환적인 풍경이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양치식물 군락지와 구상나무가 혼재된 너덜길을 뚫고 얼마쯤 지나니

영실에서 병풍바위 뒤 사면과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데...

마치 별나라 속으로 흡입되는 듯한 황홍경에 소름이 확 끼쳐옴을 느낄때 쯤

대평전이 끝없이 펼쳐지는 한 가운데

거대한 몸체를 드러내는 백록담 분화구와 첫 대면을 합니다.

 

 

 

 

 

 

 

 

백록담 분화구 뒤로 떠오른 태양이 선작지왓 평전에다 햇살을 마구 쏟아붓는데...

 

 

 

 

 

 

 


 

 

 

 

 

 

 

 

노루샘 도착!

약수 한 잔 입속에 털어 넣으며 잠시 대평전을 관망해 봅니다.

 

 

 

 

 

 

 

 

노루샘을 지나 뒤돌아 보니 제주 사투리가 정겹게 들려 옵니다.

 

 

 

 

 

 

 

 

윗세오름 도착!

넓은 광장엔 이른 아침 분주하게 먹이 사냥하는 까마귀들뿐!

백록담 분화구 넘어 햇님만이 반갑게 맞아 주는

윗세오름 아침입니다.

 

 

 

 

 

 

 

 

한라산 윗세오름 휴게소!

 

 

 

 

 

 

 

 

윗세오름 광장!

 

 

 

 

 

 

 

 

난생처음 올라보는 해발1700m!

 

 

 

 

 

 

 

 


매점에서 컵라면으로 아침 겹 전날의 숙취를 풀어봅니다.

숫컷들의 상징인 영역표시도 확실히 한 후 어리목 날머리로 발길을 옮기는데...

이곳에서 한라산 정상까진 약 250m 더 이상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에 발길이

영 떨어지지 않습니다.

 

 

 

 

 

 

 

 

서둘러 하산하면 숙소에서 가족들과 합류 짧은 일정의 마지막 제주관광도 가능할 것 같다며

저만치 앞서 재촉하시는 작은 아버지 뒤로 밍그적거리며 따라 나섭니다.

 

 

 

 

 

 

 

 

 

 

 

 

 

 

 

 

 

 

 

 

 

 

 

 

어리목 날머리 코스는 영실코스에 비해 비교적 평이한 평지수준!

등로 옆 간간히 철 지난 철쭉과 제주 자생 노란 야생화, 그리고 마치 코스모스와 닮은 야생화만이 반겨줄 뿐

거대한 산죽 군락지가 온 산을 점령해 버린 조금은 밋밋한 코스인 듯 합니다.

 

 

 

 

 

 

 

 

 

 

 

 

 

 

 

 

 

 

 

 

 

 

 

 

이렇게 등로 옆 간간히 철쭉이 피어 있습니다.

 

 

 

 

 

 

 

 

 

 

 

 

 

 

 

 

 

 

 

 

 

 

 

 

이렇게 크고 작은 오름 전체가 산죽으로 덮어있어 이해 불가이고

한라산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쉬움으로 남는 백록담을 뒤돌아 봅니다.

 

 

 

 

 

 

 

 

 

 

 

 

 

 

 

등로 양옆으로 노란 미나리아제비가 지천으로 깔려 있습니다.

 

 

 

 

 

 

 

 

거대한 산죽군락이 펼쳐져 있는 어리목 코스!

 

 

 

 

 

 

 

 

 

 

 

 

 

 

 

 

 

 

 

 

 

 

 

 

등로 옆으로 예쁘게 핀 야생화들!

설앵초라 합니다.

 

 

 

 

 

 

 

 

등로 옆으로 쭉 이어지는 이상한 라인이 있어 물었더니

윗세오름으로 라면 등 생필품과 등로 보수에 필요한 자제등을 실어나르는 일종의 철로(모노레일)라 합니다.

별로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만새동산 전망대 도착!

 

 

 

 

 

 

 

 

이곳도 온통 산죽뿐입니다.

 

 

 

 

 

 

 

 

 

 

 

 

 

 

 

 

 

 

 

 

 

 

 

 

만새동산 전망대에서...

이제 산객들 몇분이 어리목에서 올라옵니다.

 

 

 

 

 

 

 

 

보이는 해무 아래 제주시가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사제비동산에 이를 즈음!

꽤 넓은 면적의 화마가 쓸고 간 흔적이 있고 등산객의 담배불로 추정하는

경고 표지판이 서 있는 등로 옆 조금만 쉼터에서 제주 막걸리 한 잔으로 허기를 채워봅니다.

 

 

 

 

 

 

 

 

 

 

 

 

 

 

 

 

 

 

 

 

 

 

 

 

어느덧 어리목 날머리가 가까위짐에 따라 산죽군락지는 사라지고 무성한 숲길 등로로 접어듭니다.

이쯤해서 콜택시에 연락한 후 하산을 서두릅니다.

 

 

 

 

 

 

 

 

어리목 계곡 다리를 건너

 

 

 

 

 

 

 

 

날머리인 어리목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지금 시각 아침 9시 15분 전!

 

 

 

 

 

 

 

 

어리목 휴게소!

 

 

 

 

 

 

 

 

새벽 5시 반 영실에서 올라 윗세오름을 반환하여 이곳 어리목까지 약 3시간 20여분!

특별히 영실- 어리목 코스를 택한 이유는

12시 5분 비행기를 타야 하는 시간적 제한도 있었고

새벽 일찍 올라 빨리 하산하면 가족들과 함께

오전 짧은 시간 투어도 가능할거라 생각되어

실행한 한라산 산행!

결론은 계산대로 정확하게 맞아 떨어져

나름 알찬 1박2일 제주에서의 꿈같은 일정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용두암 전망대에서...

 

 

 

 

 

 

 

 

제주 공항에서 한라산을 뒤돌아 보며...

아침 햇살 온 몸으로 안으며

그리움 안고 오른 한라산!

언제 다시 찾으마 기약은 없으나

그 포근함은 오랫동안

산객의 뇌리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제주에서의 꿈같은 시간은 그렇게 흘러

아버지와 헤어져야 할 시간!

얼마의 용돈으로 자식의 도리를

대신하는 제 자신이 그져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부디 건강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