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pernatural - Gary Moore

2009. 7. 28. 21:22music

 

 

 

 

 

 

 

 

 

 

 

 

 

 

 

 

어부사시사
윤선도

 

 

[춘사]

앞 개에 안개가 걷히고 뒷산에는 해가 비친다.
배를 띄워라, 배를 띄워라.
썰물은 거의 나가고 밀물이 밀려온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강촌의 온갖 꽃이 먼 빛이 더욱 좋다. 


봄바람이 문득 부니, 물결이 곱게 일어난다.
돛을 달아라, 돛을 달아라. 어야차!
돛을 달아라 돛을 달아라.

동호(東湖)를 바라보며 서호(西湖)로 가자꾸나.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앞산이 지나가고 뒷산이 나타난다.


우는 것이 뻐꾸기인가? 푸른 것이 버들숲인가?
노를저어라, 노를저어라.
(배가 쏜살같이 나아가니) 어촌의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한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
맑고도 깊은 소에서 온갖 고기가 뛰논다.

꽃다운 풀을 몸소 밟아 보며, 난초와 지초도 뜯어 보자,
<배를 세워라, 배를 세워라.
한 조각 거룻배에다 실어 놓은 것이 무엇인고.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갈 때에는 안개뿐이고(분이었는데), 올 때에는 밝은 달빛이도다.



[하사]

궂은비가 멈추어 가고 흐르는 시냇물도 맑아 온다.
배를 띄워라, 배를 띄워라.
낚싯대를 둘러메니 (벌써부터 솟구치는)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흥겨움을 참을 길이 없겠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안개가 자욱한 강과 겹겹이 둘러선 묏부리는

누가 그림으로 그려냈는가?


연 잎에 밥을 싸 두고 반찬은 장만하지 마라.
닻을 들어라, 닻을 들어라.
대삿갓을 쓰고 있다. 도롱이를 가져 왔느냐?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무심한 갈매기는 내가 저를 따르는가? 제가 나를 따르는가?


물결이 흐리다고 발을 씻은들 어떠하리.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라.
오강을 찾아가려 하니 천 년에 걸쳐 굽이치는

오자서의 원한에 찬 노도가 슬프겠도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초강으로 가자 하니 혹시나 고기 뱃속에 충혼으로 사라진

굴원(屈原)의 넋을 낚을까 두렵다.



[추사]

 

속세를 벗어난 데서 깨끗한 일로 소일함이

고기잡이의 생환이 아니더냐.
배를 띄워라, 배를 띄워라.
늙은 고기잡이라고 웃지를 말라,

그림마다 어옹이 그려져 있더라.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네 계절의 흥이 한가지로 비슷하나 그 중에서도

가을철의 강물이 자아내는 흥이 으뜸이라.


바다에 둘러싸인 곳에 가을이 찾아드니 고기마다 살져 있다.
<닻을 들어라, 닻을 들어라.>
아득히 넓고 맑은 바닷물결에 맘껏 흡족하게 노닐자꾸나.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아, 속세를 뒤돌아보니 멀리 떨어질수록 더욱 좋다.


기러기가 날아가는 저 멀리로 이제껏 보지 못했던

산이 새삼스레 드러나 보이는구나.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라.
낚시질도 즐기려니와 자연에 마음 쏠리는 바는 이 흥이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석양이 눈부시게 빛나니 단풍으로 수놓은 모든 산이

수놓은 비단같이 아름답도다.

옷 위에 서리 내리되, 추운 줄을 모르겠도다.
닻을 내려라, 닻을 내려라.
낚싯배가 좁다 하나 딴 세상과 견주어 어떠하냐.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내일도 이렇게 하고 모레도 이렇게 지내자.



[동사]


구름이 걷히고 나니 햇볕이 두텁게 내리쬐인다.
배를 띄워라, 배를 띄워라.
천지가 온통 얼음으로 덮혀 생기를 잃었으되

바다는 옛과 다름이 없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끝없이 아득한 물결이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하다.

물이 얕은 갯가의 고기들이 먼 소로 몰려갔으니

(겨울이라 수온이 낮아 깊은 곳으로 갔다)
돛을 달아라, 돛을 달아라.
잠깐 동안 날씨가 좋을 때에 일터(어장)에 나가 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
낚싯밥이 좋으면 큰 고기가 물린다 한다.


간 밤에 눈 갠 뒤에 경치가 달라졌구나!
배 저어라, 배 저어라.
앞 체는 유리처럼 잔잔한 넓은 바다,

뒤에는 겹겹이 둘러싸인 백옥 같은 산이로다.
찌그덩 찌그덩 어야차!
아, 여기는 신선이 사는 선경인가?

부처가 사는 정토인가? 인간 속세는 아니로다.